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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알쏭달쏭 쉼표( , )와 가운뎃점( · ) (10)

모든 문장에는 부호가 들어갑니다. 문장부호마다 주어진 역할과 의미가 제각각 다릅니다. 같은 부호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문장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그녀는 울면서 떠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우는 걸까요? 그걸 명확히 하기 위해 쉼표( , )를 씁니다. 그 쉼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우는 사람이 바뀝니다. “그녀는 울면서, 떠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에선 여자가 웁니다. “그녀는, 울면서 떠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에서는 남자가 울지요. 쉼표( , )의 위치에 따라 우는 주체가 바뀌고, 뜻이 달라집니다.

 

많은 문장부호 중에서도 특히 쉼표( , )와 가운뎃점( · )을 어떻게 구분해서 사용하는 지 헛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두 개의 문장부호만 제대로 다룰 줄 알아도 글쓰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 글 저글, 이 책 저 책 많이 살펴봤는데 제가 보기엔 네이버지식백과에서 사용하고 있는 ‘박문각 시사상식사전’이 가장 잘 정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번 자세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사전을 정리한 아주 핵심적인 쉼표( , )의 쓰임새입니다.

 

 

첫째, 같은 자격의 어구를 열거할 때.

    “근면, 검소, 협동은 우리 겨레의 미덕이다.”

둘째, 나열된 어구들을 짝을 지어서 구별할 때.

    “닭과 지네,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셋째, 이웃하는 수를 개략적으로 나타낼 때.

    “이 책은 4, 5세 정도의 유아에게 좋습니다.”

넷째,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정한 부분을 줄여서 열거할 때.

    “여름에는 바다에서, 겨울에는 산에서 휴가를 즐겼다.”

    “사람은 평생 음식물을 섭취, 소화, 배설하면서 살아간다.”

다섯째, 한 문장 안에서 앞말을 ‘즉’, ‘곧’ 등과 같은 어구로 다시 설명할 때.

    “원만한 인간관계는 말과 관련한 예의, 즉 언어예절을 갖추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섯째, 문장 앞부분에서 조사 없이 쓰인 제시어나 주제어의 뒤에.

    “금연, 건강의 시작입니다.”

일곱째, 한 문장에 같은 의미의 어구가 반복될 때 앞에 오는 어구 다음에.

    “그의 애국심, 몸을 사리지 않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정신을 우리는 본받아야 한다.”

여덟째, 바로 다음 말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음을 나타낼 때.

    “갑돌이는, 울면서 떠나는 갑순이를 배웅했다.”

아홉째, 문장 중간에 끼어든 어구의 앞뒤에.

    “나는,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이 별로 탐탁지 않아.”

열째, 특별한 효과를 위해 끊어 읽는 곳을 나타낼 때.

    “이 전투는 바로 우리가, 우리만이,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이번에는 가운뎃점( · )의 쓰임새입니다.

열거할 어구들을 일정한 기준으로 묶어서 나타낼 때.

    “민수·영희, 선미·준호가 서로 짝이 되어 윷놀이를 하였다.”

    “지금의 경상남도·경상북도, 전라남도·전라북도, 충청남도·충청북도 지역을 예부터 삼남이라 일러 왔다.”

짝을 이루는 어구들 사이에.

    “김 과장은 회의 자료를 수정·보완하여 제출하였다.”

    ※ 각 어구들을 낱낱으로 풀어서 열거하고자 할 때는 쉼표를 쓰거나 아무 부호도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 과장은 회의 자료를 수정, 보완하여 제출하였다.”

    “김 과장은 회의 자료를 수정 보완하여 제출하였다.”

공통 성분을 줄여서 하나의 어구로 묶을 때.

    “금·은·동메달”

    ※ 공통 성분이 줄어서 하나의 어구로 묶인 말 중에 한 단어로 굳어진 말에는 가운뎃점이나 쉼표를 쓰지 않습니다.

    검인정(검정+인정), 민형사(민사+형사), 선후배(선배+후배), 직간접(직접+간접)

특정한 의미가 있는 날을 표시할 때.

    “4·19 혁명”

    ※ 컴퓨터 자판으로 입력하는 데 마침표가 편리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마침표를 원칙으로 하고 가운뎃점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글로 적을 때는 마침표나 가운뎃점을 쓰지 않습니다.

    “4.19 혁명” 또는 “사일구 혁명” (원칙)

 

참고로 줄임표(······) 사용법입니다. 할 말을 줄였을 때나 말이 없음을 나타낼 때 줄임표를 씁니다. 가운뎃점 6개를 찍고 그 끝에 마침표를 찍는 게 원칙입니다. 간략하게 가운뎃점 3개(…)를 찍고 마침표를 찍어도 됩니다. 컴퓨터 자판으로 입력하는 데 마침표가 편리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마침표 6개 또는 3개를 찍고 마침표를 찍어도 됩니다. 이런 경우엔 마침표가 모두 7개 또는 4개가 되겠죠. 줄임표는 문장이나 글의 일부를 생략할 때도 씁니다. 이때는 줄임표의 앞뒤에 쉼표나 마침표를 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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