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주어와 서술어입니다. 국어든 영어든 중국어든 모든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를 갖추고 있습니다. 간혹 횡설수설하는 정치인들의 말처럼 주어가 숨겨져 있어서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모든 문장에는 반드시 주어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주어가 하는 행동이나 상태 등을 설명해주는 서술어가 뒤따르게 됩니다. 서술어가 없으면 그 뜻을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서술어도 가끔씩 보이지 않을 때가 있죠. 그래도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서술어는 존재합니다. 주어와 서술어는 우리의 생각, 행동, 상태 등을 나타내는 문장의 핵심 요소이니까요.
“겨울이 왔다.”처럼 주어와 서술어가 각각 한 개만 있는 문장을 단문이라고 합니다. ‘홑문장’이라고도 하지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단문을 “주어와 서술어가 각각 하나씩 있어서 둘 사이의 관계가 한 번만 이루어지는 문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문과 복문은 주어와 서술어가 최소 두 개 이상 있는 문장을 말합니다. 홑문장과 구분해 ‘겹문장’이라고 합니다. 중문은 한 개의 주어와 한 개의 서술어로 이뤄진 단문과 또 다른 단문이 서로 비슷한 성격을 갖춘 채 연결되어 있는 문장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둘 이상의 홑문장이 대등하게 이어진 문장”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어진문장’이라고도 합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다.”와 같은 형태를 띱니다. 복문은 주어와 술어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문장이 다른 문장을 안고 있는 형식이어서 겹문장 중에서도 ‘안은문장’이라고 합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옴에 따라 내 마음이 분주해졌다.”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중문과 복문을 쓰게 되면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복잡해지는 만큼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복잡한 문장이 가진 뜻을 천천히 좇으며 음미하는 것도 좋겠지만 달거나 고소하거나 맵거나 시거나 짜거나 하는 한 개의 문장이 저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특별한 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고, 멋있고, 품위 있는 글을 쓰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은 한 개의 주어와 한 개의 서술어만으로 된 단문을 쓰는 것입니다. “가을이 갔다. 겨울이 왔다. 내 마음도 분주해졌다.”이렇게 말입니다.
단문은 무엇보다 그 뜻이 간결합니다. 정확해집니다. 한 개의 주어와 한 개의 서술어만으로 설명하는 것이니까 복잡하려야 복잡해질 수가 없죠. 그리고 힘 있는 문장이 됩니다. 느슨하게 처지지 않는 문장 말입니다. 읽는 속도도 빨라지죠. 짧은 문장을 빠른 속도로 읽다보면 어느새 일정한 리듬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면 읽는 것 자체가 즐거워집니다. 생각해보세요. 누군가 내 글을 읽으면서 그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노래하듯 리듬을 타게 되고, 마침내 즐거운 기분까지 갖게 된다면 이보다 더 멋진 일이 있을까요. 단문이 갖는 장점 중의 장점입니다. 이제부터 문장은 단문으로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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